서울에서 직항으로 5시간이면 도착하는 푸꾸옥. 올해 들어 한국인 여행객이 부쩍 늘어난 이유를 이번 여행에서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골프 한 라운드와 함께 푸꾸옥의 핫한 명소들을 둘러본 2박 3일, 생각보다 훨씬 알찬 일정이었습니다.

첫째 날: 에슈리 붕바우 골프장

공항에서 북쪽으로 약 40분 정도 이동하면 에슈리 붕바우 골프장에 도착합니다. 붕바우 해변 바로 옆에 자리한 이곳은 푸꾸옥에서 가장 최근에 오픈한 골프장입니다. Sun Group에서 운영하고 IMG가 설계를 맡았습니다.

18홀 규모로 총 길이는 7,508야드입니다. 링크스 스타일 코스로 설계되어 있어서 바다를 마주하며 라운딩할 수 있는 홀들이 여러 곳 있습니다. 특히 이곳은 베트남 최초로 야간 골프 조명 시스템인 Tackle Ball을 도입했다고 합니다. 밤에도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코스는 자연 지형을 최대한 살려서 만들었습니다. 원시림과 해변, 호수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어서 라운딩 내내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가 쭉 이어집니다. 페어웨이도 넓은 편이라 초보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전략적으로 배치된 벙커와 워터 해저드가 적절한 긴장감을 줍니다.

클럽하우스 시설도 깔끔합니다. 락커룸, 프로샵, 레스토랑 모두 5성급 수준으로 갖춰져 있습니다. 라운딩을 마치고 레스토랑에서 늦은 점심을 먹으면서 바라본 코스 전경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라운딩을 마친 후에는 근처 롱 비치로 이동했습니다. 에슈리 골프장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에 있는 롱 비치는 푸꾸옥에서 가장 긴 해변입니다. 7km가 넘는 해안선을 따라 걸으면서 저녁 노을을 봤습니다. 해변 주변에 레스토랑과 바가 즐비해서 저녁 식사와 맥주 한 잔을 여유롭게 즐겼습니다.

둘째 날: 푸꾸옥 그랜드월드

다음 날 오전에는 호텔에서 여유롭게 보내고, 오후부터 푸꾸옥 그랜드월드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최근 한국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가장 핫한 명소로 떠오른 곳입니다.

그랜드월드는 베네치아와 이탈리아 거리를 재현해 놓은 테마파크입니다. 곳곳에 운하가 흐르고 곤돌라도 운행됩니다. 유럽풍 건물들 사이를 걸으면 정말 이탈리아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낮에도 좋지만 해질녘부터는 조명이 켜지면서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바뀝니다.

이곳에는 베트남 최초의 24시간 카지노도 있고, 다양한 레스토랑과 쇼핑몰도 갖춰져 있습니다. 저는 카지노보다는 거리를 걸으면서 사진을 찍고 분위기를 즐기는 데 시간을 더 많이 썼습니다. 밤 9시쯤에는 멀티미디어 쇼가 시작되는데, 분수와 레이저, 음악이 어우러진 쇼가 꽤 볼 만합니다.

저녁은 그랜드월드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해결했습니다. 베트남 음식부터 서양 요리까지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가격도 생각보다 합리적이었습니다.

셋째 날: 선셋 타운

마지막 날 오전에는 호텔 수영장에서 여유를 즐기고, 오후에는 공항으로 가기 전 선셋 타운에 들렀습니다. 선셋 타운도 한국인들이 꼭 들르는 명소 중 하나입니다.

지중해풍의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늘어선 이곳은 사진 찍기 좋은 스팟이 많습니다. 카페와 레스토랑이 즐비해서 가볍게 커피 한 잔 마시기에도 좋습니다. 이름처럼 일몰 시간에 방문하면 가장 아름답지만, 낮에 와도 충분히 예쁩니다.

선셋 타운에서는 저녁 시간에 '키스 오브 더 씨'라는 멀티미디어 쇼가 열립니다. 시간이 맞지 않아 이번엔 보지 못했지만, 다음에 푸꾸옥을 다시 온다면 꼭 보고 싶은 쇼입니다.

푸꾸옥은 주말을 활용한 짧은 여행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곳입니다. 서울에서 직항으로 갈 수 있고, 시차도 2시간밖에 나지 않아 시차 적응 걱정도 없습니다. 11월부터 3월까지가 건기라서 날씨가 가장 좋고, 골프 치기에도 최적의 시기입니다.

에슈리 붕바우 골프장은 Sun Paradise Land 단지 안에 있어서 주변에 숙소와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골프와 휴양을 함께 즐기고 싶다면 이 지역 리조트에 묵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다음에 푸꾸옥을 다시 방문한다면 조금 더 여유 있게 3박 4일 정도로 일정을 잡고, 남쪽 해변 지역도 둘러보고 싶습니다. 그만큼 푸꾸옥은 다시 오고 싶은 매력이 있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