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랏은 벌써 두 번째 방문인데요, 올 때마다 마음을 살짝 흔들어 놓는 뭔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달랏당일투어에서는 하루 24시간을 온전히 이 도시의 푸른 심장, 쑤언흐엉 호수와 보내보기로 했습니다.

“아름다운 건 늘 노을뿐이야”라고 생각했다면, 아직 아침 6시의 쑤언흐엉 호수를 못 본 것 같았습니다. 새벽 안개가 호숫가를 천천히 감싸며,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저는 스스로에게 작은 도전을 주며 호숫가를 조깅했는데요, 외국인들도 함께 달리고 있어서 뭔가 국제 마라톤에 참여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몸을 살짝 데운 뒤 숙소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본격적인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목적지는 쑤엉응우엣아잉 언덕이었습니다. 이곳은 호수를 내려다볼 수 있는 포토 스팟으로 유명한데 아직 이른 아침이었지만 벌써부터 사진을 찍으러 온 베트남 청년들로 북적거리더라고요. 저도 빠질 수 없죠. 몇 장 찰칵찰칵, 추억을 남겼습니다.

맑은 공기를 실컷 들이마시고 나니 슬슬 배가 고파졌습니다. 호수 경치가 보이는 카페에 들어가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연유커피와 바게트를 주문했습니다. 눈앞에서 천천히 잠에서 깨어나는 호수를 보며 이런 분위기에서 커피를 마시는 건 정말 힐링이 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한 커플이 오리배를 타고 "항해"를 시작하는 풍경을 보니 저도 오리배 타보고 싶었습니다. 쑤언흐엉 호수는 둘레가 제법 넓어서 오리배를  타고 천천히 돌면서 예쁜 포인트마다 멈춰 사진도 찍고, 풍경도 즐겼습니다.

점심 무렵, 달랏의 햇살은 다른 도시처럼 뜨겁지 않아 밖에 있어도 기분이 좋더라고요. 저는 호수 근처의 투이따(Thuy Ta) 레스토랑에 들려 점짐을 해결했습니다. 내부도 예쁘고, 무엇보다 호수 전망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어서 식사하면서 눈이 힐링 되더라고요. 음식도 꽤 맛있어서 어디서 점심 먹을지 고민된다면 이곳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오후에는 람비엔 광장에 위치한 Go 백화점에 향했습니다. 햇살을 잠시 피하고, 간단한 간식도 사려고요. 베트남에 오면 각종 소스를 꼭 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음식에 곁들여도 정말 잘 어울리거든요.

날씨가 다시 선선해지기 시작할 무렵, 밖으로 나와 광장 중앙에 있는 건축물 앞에서 인증샷을 남겼습니다. 아티초 꽃봉오리와 야생 해바라기를 형상화한 독특한 이 건축물은 달랏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하루 중 가장 기대하던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석양빛이 호수 위에 황금빛 물결을 만들어내며 반짝이더라고요. 달랏당일투어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저는 조용한 한 자리에 앉아 그저 가만히 바라봤습니다. 사진도 찍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눈으로 담고 마음으로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녁이 되자 달랏 야시장으로 향했습니다. 확실히 밤이 되니 시장 분위기가 한층 더 활기차지고,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전통 악기 공연을 잠시 구경하다가 밀크티 한 잔을 사서, 음악을 들으며 달랏의 밤을 느껴봤습니다. 그리고 절대 놓치면 안 되는 곳! 바로 야시장의 먹거리 천국이었죠. 바삭한 반짱느엉(베트남식 피자), 구운 옥수수, 건과일까지 종류도 엄청 다양했습니다. 특히 Lata's 달랏이라는 매장에서 달랏 특산품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고, 종류별로 맛도 직접 보고 고를 수 있어서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렇게 보낸 쑤언흐엉 호수와 함께한 하루는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진정한 휴식을 찾는 여정이었습니다. 달랏당일투어였지만, 그 짧은 하루가 제게는 오히려 더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이곳에서 저는 천천히 걷는 법, 그리고 평범한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법을 다시 배웠습니다. 달랏, 그리고 쑤언흐엉 호수는 분명 모든 여행자의 마음 속에 따뜻한 친구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달랏, 언젠가 또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