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한 번 상상해보세요. 달랏당일투어에서 단 한 길만 따라 걸었을 뿐인데, 도시의 분주한 일상부터 로맨틱한 ‘사랑의 계곡’까지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면요? 사실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달랏 여행 중, 푸동티엔브엉 거리(Phù Đổng Thiên Vương)를 따라 하루를 보내봤더니 진짜 별별 경험이 다 가능하더라고요! 출발은 달랏대학교가 있는 ‘오거리’, 그리고 마지막은 German Beer House 식당에서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지금부터 그 특별했던 달랏당일투어를 저와 함께 떠나보실래요?

아침에는 달랏대학교 맞은편에 있는 오거리로 향했습니다. 출출해서 반미 하나 사 먹으려고 했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학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더라고요. 저도 조용히 줄에 서서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봤죠. 오거리 앞에서 신호에 멈춰 선 오토바이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오늘 하루, 꽤 분주하게 시작되네.” 싶은, 그런 활기찬 아침이었습니다.

아침을 먹고 나서 근처에서 커피 한 잔을 사 마셨습니다. 길가에 카페가 많아서 산책하듯 걷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 그냥 들어가기 좋더라고요. 커피를 손에 들고 저는 달랏대학교 구경에 나섰습니다. 처음엔 캠퍼스 한 바퀴만 슬쩍 둘러보고 다른 곳으로 갈 생각이었는데 걷다 보니 무려 두 시간이나 머물게 됐습니다. 달랏대학교는 정말 넓고 아름다웠습니다. 프랑스풍 건축의 강당, 푸르게 뻗은 소나무 숲길, 그리고 곳곳에 피어난 형형색색의 꽃들까지 이런 캠퍼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공부하다 쌓인 스트레스도 금방 풀리겠다 싶었습니다. 실제로 저도 그 분위기에 푹 빠져서, 잠깐이지만 제대로 힐링하고 나왔습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반행 사원(Chùa Vạn Hạnh)이었습니다. 구글 지도로 보니까 그렇게 멀지 않길래, 그냥 걸어서 가보기로 했죠. 가는 길에 ‘Bách Hoá Xanh’ 마트가 보여서 잠깐 들러 간단한 간식거리도 샀습니다. 걸으면서 출출할 때 하나씩 먹으면 심심하지 않잖아요? 

반행 사원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동양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한 건축 양식이었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고즈넉하고 엄숙하면서도 어딘가 세련되고 현대적인 감각이 더해져서 전에 가봤던 사찰과는 또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달랏에서 가장 큰 불상을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사원 안쪽으로 들어가면 크고 작은 불상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서 천천히 걸으며 하나하나 감상하기에 참 좋았습니다. 

달랏에 왔다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사랑의 계곡(Thung Lũng Tình Yêu)’, 안 가볼 수 없겠죠? 마침 제가 걷고 있던 길에 위치해 있어서 당연히 코스에 포함시켰습니다. 입장하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은 뭐다? 당연히 체크인! 이곳은 사진 맛집으로 유명한 만큼, 곳곳에 인생샷 명당이 정말 많더라고요. 꽃도 종류가 정말 다양해서, 처음 보는 꽃들도 여럿 만날 수 있었고요. 그뿐만 아니라 오리배 타기, 미로 탈출, 유리다리 체험 같은 액티비티도 준비되어 있어서 하루 종일 놀아도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우연히 매년 이곳에서 러닝 이벤트도 열린다고 들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저도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녁을 German Beer House 식당에서 해결했습니다. 식당의 분위기가 깔끔하고 아늑해서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좋은 것 같았습니다.

자, 이렇게 해서 푸동티엔브엉 거리에서의 달랏당일투어도 끝이 났습니다. 누가 알았겠어요? 달랏의 작은 세계가 단 하나의 거리 위에 펼쳐져 있을 줄이야.
이렇게 한 거리만 따라 걸으면서도 도시의 활기, 자연의 여유, 그리고 맛있는 음식 다 누릴 수 있다니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여행의 가장 좋은 점은 뭐냐고하면 복잡한 계획도 필요 없고, 멀리 이동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저 튼튼한 두 다리, 호기심 가득한 마음, 그리고 약간의 여유만 있으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